비 브릭(Bee Brick): 꿀벌의 도심 속 보금자리

비 브릭(Bee Brick). © Green&Blue

영국 콘월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그린앤블루(Green&Blue)가 외톨이 꿀벌의 벌집 역할을 하는 건축용 벽돌을 출시했다. ‘비 브릭(Bee Brick)’은 다양한 크기의 구멍이 있는 벽돌로 꿀벌에게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면서도 건물 외벽이나 정원을 짓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브라이튼시에서는 최근 도시 계획법에 따라 5미터 이상의 신축 건물에 벌 벽돌 설치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승인했다. 기후변화와 서식지의 손실로 인해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외톨이 꿀벌을 보존하기 위함이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 꿀벌 1만 600여 종 가운데 90% 이상은 무리를 지어 다니지 않는 외톨이 꿀벌이다. 바로 이들이 식량의 3분의 1을 수분하며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 브릭. © Green&Blue

폐콘크리트를 재활용해 만든 비 브릭은 기존 벽돌과 크기가 비슷하고 벌집처럼 좁은 구멍이 있다. 꿀벌은 구멍 속에 알을 낳거나 입구를 초목이나 흙으로 봉인해 유충을 키우기도 한다. 벌 친화적인 디자인 요소가 더해진 벽돌은 붉은 석조벌이나 가위벌 같은 외톨이 꿀벌이 건물이나 정원에서 둥지를 꾸릴 수 있도록 돕는다.

비 브릭. © Green&Blue

외톨이 꿀벌은 해로운 곤충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나 반려 동물을 키우더라도 안심하고 벽돌을 설치할 수 있다. 비 브릭은 어떠한 도시 공간에서나 사용할 수 있고 벌집을 대체할 수 없는 공간이나 기둥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greenandblue.co.uk

© designflux.co.kr

강예린

지구에 이로운 디자인이 있을까요?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결국 어디로 버려질까요? 호기심이 많은 초보 연구자입니다. 모든 광고 문구에 빠르고 편리함을 강조하는 세상에서 조금은 느리고 불편한 것, 누군가 소외되지 않는 것에 마음을 씁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달 거주지 ‘루나르크’ 디자인

덴마크 건축 회사 ‘사가 스페이스 건축(SAGA Space Architects, 이하 사가)’는 우주 여행자가 우주에서 삶을...

2009-02-11 | AP 통신 vs 셰퍼드 페어리

2008년 미국 대선의 대표적인 이미지라 할 셰퍼드 페어리의 버락 오바마 초상이 이듬해 송사에 휘말렸습니다. 문제는 초상이 AP 통신 소속 사진 기자 매니 가르시아의 사진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소송은 2011년 합의로 마무리 되었는데요. NPR의 보도를 빌리면 합의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석에서 유리로’: 원석으로 만드는 천연 색 유리

예루살렘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살로메 마렉(Salomé Maarek)이 원석을 활용하여 천연 색유리를 만드는 프로젝트 ‘원석에서 유리로(From...

2008-10-14 | 킨, 권오상을 만나다

사진-조각이라는 새로운 유형을 만들어낸 미술가 권오상과 영국의 밴드 킨이 만났습니다. 킨의 세 번째 앨범 에는 권오상의 ‘데오드란트 타입’화된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수천 장의 사진으로 빚은 인물 조각의 형상으로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