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 건조실에서 선보인 전시

코로나19로 대부분의 대규모 오프라인 디자인 박람회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되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여러 방식들이 모색되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가구 브랜드 프로스토리아(Prostoria)는 지난 6월 코로나 19 속에서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리비지팅 팩토리(Revisiting Factory)’라는 제목의 오프라인 전시를 개최했다. 이 전시에서는 가구로 만들어지기 전까지 목재를 보관하는 장소인 프로스토리아의 목재 건조실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여, 건조 중인 목재와 완성된 디자인 가구를 함께 선보였다. 많은 관람객이 모이는 박람회와 달리 야외 공간이나 관람객 간 충분히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프로스토리아의 대표 토미슬라프 크네조비치(Tomislav Knezovic)는 “지속가능성이 디자인프로세스의 일부”임을 보여주기 위해 목재 건조실을 전시공간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프로스토리아, 리비지팅 팩토리, 2021. © Prostoria

‘리비지팅 팩토리’는 2020년부터 시작된 ‘리비지팅 아날로그(Revisiting Analogue)’ 프로젝트의 연장선에서 기획된 전시이다. ‘리비지팅 아날로그’ 프로젝트는 지역의 건축 공동체가 중심이 되어 진행된다. 지난 해 프로스토리아는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크로아티아 도심에서 벗어난 지역에 위치한 프로스토리아 공장 근처 숲 속에 ‘투명 벽’으로 된 컨셉 주택 형식으로 파빌리온을 만들어 선보였다.

2020년의 ‘리비지팅 아날로그’와 2021년의 ‘리비지팅 팩토리’는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 19로 인해 취소된 국제 가구 박람회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등장했다.

프로스토리아, 투명한 벽으로 만들어진 파빌리온(리비지팅 아날로그 프로젝트), 2020. © Prostoria

‘리비지팅 팩토리’ 프로젝트는 2021 독일 브랜드 어워드(German Branding Awards 2021)에서 3개 의 상을 받았다. 특히 국제시장을 활발하게 만드는데 기여한 브랜드에 수여하는 엑설런트 브랜드-인테리어 & 리빙(The Excellent Brands-Interior & Living) 부문을 수상했다.

‘리비지팅 팩토리’와 ‘리비지팅 아날로그’ 프로젝트는 모두 크로아티아-오스트리아계 디자인 그룹인 누먼/포유즈 스튜디오(Numen/ForUse studio)와 산업디자이너 사이먼 모라시 피페치치(Simon Morasi Pipercic)와의 공동작업으로 진행되었다.

prostoria.eu

© designflux.co.kr

박지민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이 좋아 만들기 시작했고, 만드는 것이 좋아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디자인은 만드는 것 외에도 다양한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만드는 것을 넘어서 현재는 타자치는 제 손의 감각도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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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31 | 스킨

“동물은 네모반듯하지 않으며, 그 가죽도 마찬가지다.” 디자이너 페퍼 헤이코프는 가죽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들쭉날쭉하고 흠집 난 가죽 조각들을 이어붙여 중고 가구에 입혔습니다. 한때 살아 있는 생물의 피부가 주인 잃은 가구의 피부가 된 셈이지요. 새로운 피부가 씌워지며 만들어진 울퉁불퉁한 외곽선과 거친 이음새가 무언가 기묘한 생명체의 인상을 줍니다. 5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의 뉴스는 페퍼 헤이코프의 ‘스킨’입니다.

2011-01-27 | 유선형 디자인의 세계 

전기차들이 단호한 직선으로 자동차의 미래를 시각화하는 요즘입니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미 도로에서 직선이 돋보이는 자동차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죠. 1930~40년대 미국에서 미래는 ‘유선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미래의 형태는 다리미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생활 전반에 광범위하게 등장했죠. 2011년 미국 필브룩미술관에서 열린 ‘유선형 디자인: 내일의 세계’는 바로 그 시기의 디자인을 돌아본 자리였습니다.

2010-07-27 | 안티디자인페스티벌

2010년 런던디자인페스티벌과 정확히 같은 기간에 런던에서 안티디자인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그 반(反)의 주역은 네빌 브로디였습니다. 당시 <잇츠 나이스 댓>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티디자인페스티벌은 변화의 필요에서 태어났다. 무언가 새롭고 추하고 무섭고 위험한 것이 필요하다.”

2010-06-01 | 비즈니스 분야 창의인사 100인

2009년부터 매년 미국의 <패스트 컴퍼니> 매거진은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인사 100명을 선정해 발표해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2019년까지라고 해야겠군요. 2020년부터는 기획에서 ‘100’이라는 숫자를 지웠고, 그리하여 2020년의 명단은 74인의 이름으로 채워졌습니다. 오늘의 뉴스는 2010년, 그러니까 두 번째 100인 명단입니다. 레이디 가가, 에디 큐, 엘리자베스 워런, 나카무라 시로, 라이언 머피…로 시작하는 명단 중간중간 익숙한 디자인, 건축 분야의 인물들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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