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볼 수 없는 룸메이트

게임 개발자 니콜 히(Nicole He)와 애니메이션 감독 에란 힐렐리(Eran Hilleli)가 집 안의 전자기기들이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증강현실(AR) 애플리케이션 ‘보이지 않는 룸메이트(Invisible Roommates)’를 만들었다. 애플리케이션은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다양한 기기를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로 나타낸다. 사용자는 이 장난스러운 캐릭터를 통해 집 안에서 기기들이 어떻게 데이터를 주고받는지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애플리케이션은 컴퓨터, 휴대전화, TV, 스피커, 게임기, 진공청소기, 세탁기 등의 네트워크와 연결된 모든 기기를 감지한다. 그다음 각 기기의 데이터를 알아내고, 이를 이용하여 마치 사용자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AR 속 지면 위에 매력적인 캐릭터를 탄생시킨다.

캐릭터의 움직임은 기기의 작동 상태를 따른다. 예를 들어 프린터의 전원이 꺼지면 캐릭터가 바닥에 드러눕고, 반대로 전원이 켜지면 벌떡 일어나 움직인다. 기기가 서로 연결 중일 때는 캐릭터가 서로 마주 보고 자기들끼리 대화를 한다.

니콜 히, 에란 힐렐리, ‘보이지 않는 룸메이트’, 2021. © Everyday Experiments

‘보이지 않는 룸메이트’는 전자기기의 보이지 않는 활동을 캐릭터화하고, 캐릭터의 자유로운 상호작용을 시각화함으로써 사용자가 집 안을 돌아다니는 데이터를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집 안에서 갈수록 더 많은 전자기기가 서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 기기가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데이터를 공유하는지 알 수 있는 데이터의 ‘투명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더 주의해야 한다”고 니콜이 연결된 전자기기끼리 공유하는 데이터의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Everyday Experiments

© designflux.co.kr

이서영

디자인 우주를 여행하던 중 타고 있던 우주선의 내비게이션에 문제가 생겨 목적지를 잃고 우주를 부유하는 중입니다. 이 넓은 디자인 우주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근처에 반짝이는 별이 보일 때마다 착륙해 탐험하고 탐험이 끝나면 떠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군요. 오히려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또 다음 별로 출발해보려 합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주변적 디자인 #1 가장자리를 밟고서

무엇이 주변적인가 익히 알려졌다시피 디자이너들은 열에 아홉쯤 비주류의 마음을 품고 산다. 창의성을 동력 삼아 먹고...

2011-05-04 | 우표 x 증강현실

현실 세계에 가상의 객체가 겹쳐지는 증강현실 기술은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한층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우표 위에 건물이 솟아오르는 일도 가능해졌죠. 2011년 암스테르담의 광고회사 검모는 TNT 포스트의 의뢰로 증강현실 우표 세트를 선보였습니다. 아직 지어지지 않은 다섯 개의 건축물이 자그마한 우표 위에서 구현됩니다. 모두 아직 세워지지 않은 건물들이라는 점에서 증강현실 기술에 더욱 어울려 보였죠.

중산층의 잇템 #2 토스터 : 취향의 재구성

319,000원. 집에서 빵을 구워 먹는 가전치고는 비싼 금액이었다. 2015년 국내 출시된 발뮤다 토스터는 ‘죽은...

2011-07-06 | 영수증 다시 보기

2011년 〈아이콘〉 매거진 97호에서 ‘다시 생각해 본’ 대상은 영수증입니다. 보통은 들여다 볼 일 없는 이 작은 종이 조각을, 런던의 디자인 컨설턴시 버그는 정보 매체로 보았습니다. 버그가 디자인한 가상의 식당 영수증에는 응당 담겨야 하는 정보 외에도, 꼭 필요하지 않아도 읽어볼 만한 거리들이 담겨 있습니다. 가령 당신이 먹은 음식이 하루 중 언제 가장 잘 나가는지, 영양성분은 어떤지, 또 식당 주변의 가볼 만한 전시 정보라던지요. (...)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