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 이에는 이, 칼에는?: 2021 영국 다이슨 어워드

리액트, 2021. © Joseph Bentley, Dyson

응급 처치용 의료기기 ‘리액트(REACT)’를 디자인한 조셉 벤틀리(Joseph Bentley)가 ‘2021 영국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의 내셔널 위너 부문을 수상했다. 리액트는 칼로 인한 범죄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의 자상에 장치를 삽입하여 현장에서 즉시 출혈을 방지함으로써,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게 한다. 구조대원들은 리액트를 사용하여 출혈 부위에 직접 압력을 가해 기존의 의료 기기보다 더 빨리 출혈을 억제할 수 있다.

2020년 영국 정부의 조사에서는, 2019년에 영국과 웨일스에서 46,000 건의 흉기 범죄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사건에서 발생한 희생자의 사망 원인은 대부분 과다 출혈로 밝혀졌다. 런던내에서 앰뷸런스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10분이 걸리지만, 과다 출혈로 인해 사람은 단 5분 안에 사망할 수 있다.

자상을 다루는 최선책은 몸에 꽂힌 물질을 빼내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인데, 이는 물질이 상처 내부에 압박을 주고, 구멍이 난 곳을 채워 내출혈을 예방하는 방식이다. 디자이너는 여기에서 기본 원리를 착안하여, 사용자가 리액트의 방아쇠를 당기면, 체내 삽입형 의료용 실리콘 풍선 압박 장치(The implantable medical-grade silicon Balloon Tamponade)가 자상에 삽입되어 자동으로 부풀어 상처를 압박하도록 설계했다. 이 방법은 지혈을 단 1분안에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상처에 거즈를 쑤셔 넣는 방법보다 덜 고통스러워,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액트, 2021. © Joseph Bentley, Dyson

디자이너는 “의료 기기 개발은 보통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수년 내로 리액트 시스템이 흉기 범죄 피해자의 과다 출혈을 막아, 더 많은 사람을 살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jamesdysonaward.org

© designflux.co.kr

이서영

디자인 우주를 여행하던 중 타고 있던 우주선의 내비게이션에 문제가 생겨 목적지를 잃고 우주를 부유하는 중입니다. 이 넓은 디자인 우주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근처에 반짝이는 별이 보일 때마다 착륙해 탐험하고 탐험이 끝나면 떠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군요. 오히려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또 다음 별로 출발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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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0 | 아이티를 위하여

거대한 자연 재해 앞에서 사람은 작고 무력하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재난의 잔해 속에서 다시 일어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죠. 지난 15일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 인근의 해저 화산 하파이가 폭발했습니다. 통신 두절로 몇일이 지나서야 피해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 가운데, 예상보다 인명 피해는 적은 것으로 보이지만 섬들을 뒤덮은 화산재로 인해 식수난이 심각하고, 또 구호를 위한 접근도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부디 더 큰 피해 없이 구호와 복구가 이뤄지길 바라며, 오늘은 10년 전 대지진이 강타했던 아이티의 재건을 위해 복구 계획을 발표했던 아키텍처 포 휴머니티의 이야기를 다시 만나봅니다. 

2007-10-25 | 메탈 셔터 하우스

뉴욕 웨스트 첼시의 아트갤러리 지구에 자리한 이 11층짜리 주거용 건물은 차분하고 반듯하지만, 동시에 동적인 면모를 지녔습니다. 건물의 전면에 달린 천공을 낸 금속의 셔터가 닫힘과 열림을 통해 건물에 새로운 인상을 부여합니다. 개별 가구에는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빛을 조절하는 실용적인 요소이면서, 건축적으로는 변화하는 외벽이라는 개념의 구현이기도 했죠.

2010-04-26 | 아름다워서 재활용합니다

누군가의 쓰레기가 누군가에게는 보물이 되듯, 히스 내시에게 플라스틱 쓰레기는 멋진 재료입니다. 폐품의 재활용이 환경 차원에서 가지는 의미도 의미이지만, 내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멋지고 아름다워서 재활용한다”고 말하죠. 가령 온갖 플라스틱 통들의 조각조각이 모여 색색의 구체를 만들어내는 것처럼요. 

2008-06-20 | 오바마, 디자인, 브랜드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디자인’의 관점에서도 유독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미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부터 그러한 조짐이 드러났죠. 디자이너 셰퍼드 페어리의 포스터가 오바마 캠프의 시각적 상징이 되었고, 그러면서《뉴욕타임스》에는 ‘오바마는 맥, 힐러리는 PC인가?’라는 기사가, 《패스트 컴퍼니》에는 ‘오바마라는 이름의 브랜드’라는 분석 기사까지 실렸습니다. 어떤 ‘현상’이 된 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14년 전 오늘의 뉴스에서 다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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