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8 | 아이들에게 안경을

Editor’s Comment

퓨즈프로젝트의 작업을 분류하는 카테고리 중에는 ‘사회적 영향’이 있습니다. 2010년의 이 프로젝트도 그에 속하죠. ‘잘 보이면 더 잘 배울 수 있어요’는 아이들의 시력이 학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시작된 무료 안경 배포 프로그램입니다. 퓨즈프로젝트는 안경에 대한 아이들의 거부감을 줄일 만한 유쾌한 모양의 안경을 디자인했습니다.

Boy (9-11) wearing white t-shirt, portrait

OLPC에 이어 다시 한 번, 이브 베하(Yves Behar)와 퓨즈프로젝트(Fuseproject)가 아이들을 위한 멋진 디자인에 나선다. 이브 베하와 그의 디자인 팀이, 멕시코 정부의 함께 무료 안경 제공 프로그램, ‘잘 보면 더 잘 배울 수 있어요(See Better To Learn Better)’을 전개한다.

연구에 따르면 취학 아동의 11%가 시력 문제 때문에 학업에 방해를 받는다고 한다. 칠판의 글씨가, 책의 글씨가 잘 보이지 않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멕시코에서 이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다. 모레요스, 소노라, 치아파스 주의 취학 아동 가운데 60~70%가 교정 렌즈를 필요로 하며, 시력 보정 안경이 필요한 아이들 50만 명이 매년 또 입학한다. 시력 검사 및 안경 구입 비용도 부담이지만, 아이들 역시 안경을 낀다는 사실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안경을 끼면 놀림거리가 된다는 이유다.

‘잘 보이면 더 잘 배울 수 있어요’ 프로그램은 이와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다. 이브 베하와 퓨즈프로젝트 팀은 안경의 디자인에 특히 관심을 기울였다. 안경테의 소재로는 극도로 가볍고 유연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사용하여 튼튼하다. 독특한 것은 안경테의 조립 방식이다. 안경테는 상하 두 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기 다른 색상이나 모양의 프레임을 조합하면 재미 있는 안경테가 완성된다. 안경 착용에 대한 아이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다. 

퓨즈프로젝트는 OLPC 개발 때와 비슷하게, 아이들의 요구와 생활, 환경에 부합하는 안경을 디자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비영리적인 디자인 역시 영리적 목적의 작업만큼이나 감성적인 소구와 효율적인 해결책을 필요로 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이브 베하와 퓨즈프로젝트의 디자인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무료 안경의 배포는 바로 이달부터 시작되었다. 매년 30만 개의 안경이 멕시코 아이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안경 생산을 맡은 멕시코의 렌즈 생산 기업 아우헨(Augen)은 이 프로그램을 위해 엔세나다에 새 안경 생산 시설을 마련하며, 생산 비용을 50% 가까이 절감했다. 이는 무료 안경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긍정적인 기반이다. 한편 무료 안경 프로그램을 멕시코 이외의 국가로 확대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이 안경이 앞으로 더욱 많은 아이들에게 선명한 세상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www.fuseproject.com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0-03-03 | 졸업작품, 소더비로 향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디자인이 주요한 소장품으로 부상한 가운데, 2010년에는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번 학생들의 졸업작품이 유서 깊은 경매 회사로 향했습니다. ‘협업’의 개념으로 진행된 작품 판매 전시를 통해 최소한의 옷, 사우나 겸 옷장, 감각부하 탈출공간 등 2009년도 졸업작품들이 소더비 런던에서 전되었습니다.

낫플라 페이퍼: 해조류 부산물로 만든 종이

영국의 친환경 패키지 브랜드 ‘낫플라(Notpla)’는 해조류를 사용해 패키지 박스나 봉투에 사용될 종이를 제작했다. 생분해성...

2010-09-07 | 신규 소장품입니다

2010년 미국의 쿠퍼-휴잇 내셔널 디자인 뮤지엄이 새로운 소장품 다섯 점을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신규 소장품: 디지털 타이포그래피’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다섯 점의 작품들은 이른바 데스크톱-디자인 시대 이후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지만, 1960년대 빔 크라우벌이 보여주었던 디지털 시대 이전의 서체 실험까지도 포용합니다.

2010-08-03 | V&A 키네틱 간판

디자인플럭스의 옛 로고를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까요. 디자인플럭스라는 이름 아래 “디자인 테크놀로지 아트”라는 태그라인이 자리해 있었는데요. 오늘 뉴스의 주인공 트로이카(Troika)야말로 이 문구에 잘 어울릴 법한 그룹입니다. 2010년 런던 사우스켄싱턴 지하철역 안, V&A 뮤지엄으로 연결되는 통로 입구에 빅토리아 시대의 기계장치를 연상시키는 간판 하나가 설치되었습니다. 앨런 플레처의 V&A 모노그램이 세 부분으로 나뉘어 회전하며 번갈아가며 앞뒤로 V&A 로고를 만들어냅니다. 교통의 장소에서 만나는 트로이카. 2008년 히드로 공항 5터미널에 설치되었던 트로이카의 ‘구름’도 그랬지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